포장이사 견적을 받을 때 "혹시 일당 직원(알바)을 쓰시나요?"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 일당 인부에 대해 '책임감이 부족하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이사 업체는 필요에 따라 일당 인부를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사업체는 고객의 우려를 알면서도 일당 인부를 쓸 수밖에 없는 걸까요? 그리고 '일당 인부'가 투입되는 업체는 무조건 피해야 할까요? 이사업계의 현실적인 속사정과 소비자가 알아야 할 좋은 업체 선별 기준을 알려드립니다.
1. 이사 업체가 정직원만으로 팀을 꾸리기 어려운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이사 수요가 매일 일정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한 이사 업체가 5톤 트럭 3대(1호, 2호, 3호차)를 운영한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5톤 트럭 한 대에 필요한 기본 인력은 4명이므로, 모든 팀을 정직원으로만 구성하려면 총 12명의 직원이 필요합니다.
- 1월 1일: 이사 예약이 1건뿐이라면, 1호차 팀(4명)만 일하고 나머지 2호, 3호차 팀(8명)은 그대로 쉬게 됩니다.
- 1월 2일: 이사 예약이 2건이라면, 3호차 팀(4명)은 또 쉬게 됩니다.
- 1월 3일: 예약이 3건이 들어와야 비로소 12명 전원이 일하게 됩니다.
이처럼 일이 없는 날에도 12명분의 월급은 꼬박꼬박 나가야 합니다. 게다가 이사는 주말, 월말, 손 없는 날 같은 특정일에 수요가 몰리고, 봄/가을 성수기와 여름/겨울 비수기의 차이가 뚜렷합니다. 이런 불규칙한 수요 속에서 100% 정직원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대부분의 업체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됩니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은 2~3명의 정직원을 중심으로 팀의 핵심을 유지하고, 이사 물량에 따라 검증된 일당 인부를 투입하여 팀을 완성하는 탄력적인 운영 방식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2. '좋은 식당'과 '좋은 이사 업체'의 공통점
그렇다면 소비자는 어떤 업체를 선택해야 할까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일당 인부의 유무'가 아니라 '어떤 일당 인부를 쓰는가'입니다. 맛집으로 비유해 설명할 수 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선지 해장국집에 가면 선지가 신선하고 매끈합니다. 재료 회전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반면, 손님이 없는 집은 오래된 재료를 쓸 수밖에 없고, 선지에 구멍이 숭숭 뚫려있습니다.
이사 업체도 마찬가지입니다.
A업체 (일이 많고 평판이 좋은 곳): 꾸준히 일이 많기 때문에, 실력이 검증된 소수의 일당 인부들이 계속해서 함께 일하게 됩니다. 이들은 비록 소속은 다르지만 한 팀처럼 손발이 잘 맞고, 해당 업체의 작업 방식을 완벽하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준(準) 정직원'이나 다름없습니다.
B업체 (일이 드물거나 가격이 지나치게 싼 곳): 일이 있을 때마다 새로운 일당 인부를 구해야 합니다. 이 경우 팀워크를 기대하기 어렵고, 작업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좋은 이사 업체를 고르는 현실적인 기준
따라서 이사 업체를 고를 때 "일당 쓰세요?"라고 묻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대신 아래의 기준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는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미숙련 인력을 쓰거나, 현장에서 추가 요금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꾸준히 운영되고 있으며, 후기가 좋은가?
꾸준히 일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고객 만족도가 높고, 숙련된 팀원(정직원+검증된 일당 인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일당 인부'라는 명칭이 아니라, 한 팀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내 이사를 책임감 있게 진행해 줄 수 있는 '전문 팀'인지 여부입니다. 합리적인 비용으로 꾸준히 좋은 평을 받는 업체를 선택하는 것이 성공적인 이사의 핵심입니다.